아웃도어 시장, 체격 커졌지만 업체체력은 약해졌다
본지 아웃도어 업체 21곳 최근 2개년 매출 및 영업이익 조사
국내 아웃도어 업체 3개사 중 한 곳은 2012년 대비 작년에 덩치는 더 커졌지만, 내실은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어 업체가 자칫 속빈강정이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은 본지가 주요 아웃도어 전문업체 21곳 중 2012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된 곳은 무려 19곳이나 됐지만, 이중 40%이상이 동기간 영업이익이 하락한 데서 파악됐다.
특히 매출액이 5천억원 이상 되는 메머드급 아웃도어 업체 5곳 중 3곳이나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2년보다 더 떨어지면서 성장 엔진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야크, 영원아웃도어 웃고…화승, 세정, 영원무역 울었다
30대 그룹에 포함되는 대기업 계열사를 제외하고, 국내 아웃도어 전문업체 중 매출 5천억원 이상 기업 중에서는 2012년 대비 작년에 매출액이 10% 이상 뛴 곳은 ‘블랙야크’ 한 곳만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2012년 매출액은 4535억 6700만원이었는데, 2013년에는 5805억 330만원으로 1269억 3630만원 올랐다. 매출증가율은 28.0%다.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013억 4030만원에서 1105억 2770만원으로, 918억 740만원(9.1%↑) 증가했다.
영원아웃도어도 2012년 영업이익 522억원에서 576억원으로 54억원(10.4%↑)올랐다. 하지만 동 기간 매출액은 5421억원에서 5491억원으로 4.3% 오르는데 그쳤다.
앞서 두 회사에 비해 다른 대형 업체인 영원무역, 화승, 세정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높아졌지만, 영업이익은 모두 미끄러졌다.
영업이익만 놓고 보면 화승이 61.2%나 감소했다. 176억에서 68억원으로 108억이나 줄어든 것. 매출액은 5547억원에서 5667억원으로 2.2%만 올랐을 뿐이다.
이외에 세정 24.2%↓(622억→471억원), 영원무역은 12.8%↓(799억원→697억원)로 2012년 대비 2013년에 영업이익이 내려앉았다. 매출액은 각각 세정 1.3%, 영원무역 4.0%만 증가했다. 매출액은 한 보 정도만 겨우 전진했다면, 영업이익은 크게 후퇴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매출 5천억원 이상되는 주요 업체에서 매출은 소폭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하는 이른바 ‘소승대실(小昇大失)’ 현상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올해 시장 상황에 따라 대형업체들의 아웃도어 성장을 판가름 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레드페이스, 트렉스타 작년에 내실 줄었다
매출 천억원 이상 5천억 미만인 미들급 규모의 아웃도어 업체는 앞서 대형업체들보다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 지난 해 매출액은 각각 네파(4703억원), K2코리아(3996억원), 밀레(2838억원), F&F(2220억원), 샤트렌(1245억원)이었는데, 2012년 대비 각각 78.5%, 23.9%, 48.0%, 10.8%, 10.9%나 점프했다. 이러한 매출 증가세를 바탕으로 영업이익에서도 재미를 본 기업이 우세했다. 샤트렌인 경우 2012년에 19억원 정도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54억원이나 흑자 전환하는 기염을 토했다.
네파도 925원 영업이익에서 1182억원으로 27.7% 높아지며, 지난 해 무섭게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밀레도 작년 영업이익은 4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껑충 뛰었다. K2코리아도 지난해 네파와 비슷한 118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21.7% 상승한 것이다. F&F의 작년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이전해보다 3.7% 소폭 늘었다.
이와 반대로 트렉스타와 레드페이스는 매출액은 각각 23.8%, 4.8% 오름세였지만, 영업이익에서는 울상을 지었다. 트렉스타인 경우 38억원에서 14억원으로 62.5%나 꺽어졌다. 레드페이스는 106억원 영업이익 클럽에서 94억원으로 11.5% 내려앉았다.
◆매출 천억미만 중소업체, 폭풍 성장하네
덩치가 큰 아웃도어 업체들과 달리 매출액이 천억원 미만인 회사들의 성장은 가파른 것으로 조사됐다. 디케이크리에이션인 경우 작년 매출액은 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올랐는데, 영업이익은 6700만원에서 8억 2770만원으로 급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
포마트코퍼레이션도 2012년 68억원에서 지난해 12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79.1%나 늘어났다.세이프무역은 2013년 8억원에서 지난해 14억원으로 영업이익이 74.2% 고공행진했다. 에프씨대승도 2012년(10억원) 대비 2013년(17억원)에 영업이익이 62.3% 급증했다.
이외에 젯아이씨(54.2%↑), 아마넥스(13.6%↑)도 2012년 대비 2013년에 영업이익이 증가한 현상을 보였다.
반면, 케이와이제이로드는 2012년에는 1억원 정도 영업이익을 냈었지만, 작년에는 15억원이나 영업적자의 쓴 맛을 봤다. 메이데이도 15억원(39.8%↓) 영업이익이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률, 2012년 12.5%→2013년 11.7% 하락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국내 아웃도어 업체는 5천억원 이상 되는 대형 업체들의 내실 증가에는 빨간불이 들어온데 비해 1천억~5천억원 중견업체를 비롯한 중소업체들은 아직까지는 성장 엔진 추진력에 파란불이 들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중견이하 업체도 낙관하기만은 이르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위기다. 최근 내수 부진과 세월호 여파 등으로 올해가 큰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영 상황에 따라 하반기쯤에 업체 간 합병설도 모락모락 피어날 조짐도 조심스레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칫 국내 아웃도업 매출 시장은 커지지만, 내실은 부실화될 우려가 높을 가능성도 높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본지가 국내 주요 아웃도어 전문업체 21곳을 대상으로 2012년과 2013년도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 현황 등을 분석한 데서 나온 결과다. 감사보고서에 명시된 금액을 기초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작년 21개사의 총 매출액은 5조 4254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6346억원이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11.7%였다. 하지만 지난 2012년에는 매출 4조 7042억원에 영업이익은 5864억원으로 1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었다. 2012년 대비 2013년에 영업이익률이 0.8%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